top of page

세운 영 아티스트

하기현 개인전 

Ha Gihyeon

Game over Game

KakaoTalk_20200504_104219864_02.jpg

 

 

 

 

 

작가노트
1.
‘OverGameOver’라는 주제로서 진행한 작업은 게임매체의 구조와 현실사회 구조의 유사성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했다. 게임이 게임개발자가 설계한 조건과 규칙의 시공 안에서 ‘ 캐릭터(In Game) –
플레이어(Between Game and Real)’의 구도로 작동한다면, 사회는 보다 많고 다양한 분야의 직책들이
얽히고 설키며 조건과 규칙의 시공을 짓고, ‘ 역할(In affiliation) – 개인(Between affiliation and self)’의
구도로서 작동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러한 유사성을 지닌 게임매체와 현실사회는 당대에 와서 서로 교차하고, 서로가 서로를 닮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현실 사회가 게임을 닮는 현상으로 게임이 아닌 분야에 게임적 사고와 과정을
적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 게임이 현실사회를 닮는 현상으로 게임 그래픽 및 물리엔진의 사실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기술발전을 통한 감각적 리얼 구현의 시도로서 확인할 수 있다.
작업은 두 구조의 유사성과 교차 및 서로 닮아가는 현상 앞에 놓여진 개인을 주제로 한다. 게임과
현실사회 사이, ‘ 캐릭터 – 플레이어 – 개인 – 역할 ‘ 를 오가며 자연스레 형성되는 다중 정체성과 그
징후적 작용들을 담아내고자 했다.
2.
‘OverGameOver’는 게임 내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캐릭터의 체력이 다해 발생하는 게임 속 죽음
‘GameOver’와 그 너머 게임적 경험이 현실에 변용되어 드러나는 ‘ OverGame’적 관점에 대해 다룬다.
게임 속 캐릭터가 맞이하는 죽음 앞에 ‘ GameOver’ 상황은 플레이어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 및
그만두기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는데, 이는 반복적이며 무한한 죽음을 가능케하는 한편 현실 속 죽음은
일회적이다. 또 게임은 캐릭터라는 대리자가 죽음을 맞이하는 한편 현실은 주체가 오롯이 죽음을
맞이한다. 이러한 간극을 횡단하며 게임 속 죽음은 플레이어의 선택에따라 반복된다.
선택에 따른 죽음을 반복하는 구조, 이는 ‘ OverGame’으로서 게임 너머에서 거리를 둔채 한번 질문해
볼 법하다. 반복을 지속하게 하는 연료에대해, 플레이어에대해, 구조에대해 그리고 재밌는지. 또한
현실이라는 유한한 시공으로 질문을 확장한다면 어떻게 변용되어 일상에 중첩되어 있는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말이다.
Ha Gihyeon, <Labyrinth>, 2020, print on polyester, 130 x150cm
하기현, <미로>, 2020, 폴리에스테르에 프린트, 130 x150cm
게임매체의 구조와 현실사회 구조의 유사성을 플로우 차트 형식으로 병치한다. 각 흐름 중 대비되는
부분은 강화하고 대비되지 않는 부분은 약화를 통해 두 구조의 유사성 드러내며, 게임 매체 경험을
통해 등장한 다중 정체성 - 플레이어, 캐릭터, SNS 계정 등 - 의 레이어가 현실에 어떻게 중첩되고
순환되는지 다룬다.
Ha Gihyeon, <Fireworks Series>, 2020, Single-channel video, 20’00”
하기현, <불꽃놀이 연작>, 2020, 싱글채널 비디오, 20’00”
불꽃놀이는 응축된 화약이 폭발하며 내뿜는 불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각 폭발들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시각적으로 매우 강렬한데, 이러한 광경을 마주한 사람들은 그저 아무런 말도, 소통도
필요없이 순간에 사로잡힌다. 공간을 가득 메웠던 불꽃들이 지나간 이후, 마주하는 허공과 스며오는
화약냄새는 무엇을 환기할까.
작업은 게임 속 캐릭터들이 체력이 다하거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패배 및 죽음을 맞이할때, 불꽃을
발산하며 사라지는 형식요소들을 모아 재구성했다. 현실의 불꽃놀이는 각 불꽃의 색과 형태를
결정짓는 금속물질, 화약의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 반면, 가상의 <불꽃놀이>는 게임 캐릭터 저마다의
고유한 폭발이미지와 파열음, 비명을 가진다. 화약냄새를 닮은 가상의 폭발들은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리듬을 형성하고 검정화면을 메우며 이질적인 풍경을 만든다.
Ha Gihyeon, < Rainmaking ceremony>, 2020, Single-channel video, 20’00”
하기현, < 기우제>, 2020, 싱글채널 비디오, 20’00”
게임 캐릭터들이 죽음 및 패배를 맞이할때 취하는 형식요소를 재구성해 몸짓언어로 표현한다.
퍼포머는 가상의 게임캐릭터들이 취하는 과장되거나 몸을 던지는 다양한 행위들을 재현하며
의식적으로 수행하는데, 부상당하지 않는 선에서 이러한 반복적인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위해
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한다.
Ha Gihyeon, <DeathTower>, 2020, acrylic, dimension variable
하기현, <사탑>, 2020, acrylic, 가변크기
게임 캐릭터들이 패배하거나 죽음을 맞이할때 드러나는 실루엣을 두께를 가진 물질로서 변환하고
적층한다. 추상적인 숫자로 환원되어 인식됐던 게임 캐릭터들의 죽음은 그 물질성과 무게로서
재인식되고, 더미로서 재현되는 추상조형은 가변적이며 기념비로서 현실의 공간에 놓여진다.
Ha Gihyeon, <Nine hearts>, 2020, wood, chocolate, dimension variable
하기현, <나인 하트>, 2020, 나무, 초콜릿, 가변크기
게임 속 캐릭터의 남은 체력 및 상태를 표시하는 하트시스템을 정육면체 형태의 초콜릿 조각들과
하트 프레임 설치로 구현한다. 붉은색 포장지에 싸인 초콜릿으로 구현된 하트 조각들은 전시장 내
설치된 하트 프레임 안에 채워지고 전시기간 동안 가져갈 수 있도록 안내 된다. 그렇게 소모되는 하트
조각들은 달콤한 감각으로 변환된다.
Ha Gihyeon, <Borderline>, 2020, print on paper, 21 x 14.8cm, dimension variable
하기현, <경계선>, 2020, 종이에 프린트, 21 x 14.8cm, 가변설치
게임 캐릭터들이 죽음 및 패배를 맞이하는 순간에 취하는 모션을 추상화해 선으로 표현한다.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선택 분기점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도 살아있지도 않은 경계선상에 머물게
되는데, 편안히 이완되있지도 크게 긴장되어있지 않은 순간의 긴장은 픽셀로 번역되어 이물감
만든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