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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학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10년 런던대학교 골스스미스 대학원에서 순수미술 석사를 마치고 2018년 영국의 레딩대학원에서 순수미술로 PhD.를 받았다. 다수의 영국과 한국에서 개인전을 가져왔다. 2008년 서울 송은갤러리에서 ‘Rainy’ 를 시작으로 2012년 ‘Routine’전시를 런던Misty Moon갤러리에서, 2013년에는 서울의 갤러리 도스에서 ‘Tree Portal’ 제목의 전시를 하였다. 2016년 런던 Clerkenwell 갤러리에서  ‘표층시’라는 전시 후에 2018년 서울의 리디아 갤러리에서 5번째 개인전이후 스페이스바에서 작가의 ‘공간’에 대한 탐구 작품을 주목하여 <세운, 예술가의 실험실 part7>의 작가로 초대되었다. www.jinheeweb.com

  • Artwork list:

박진희, 등방성_가변설치_수평계+수직추+수직자+전자수준기+키친타이머_2018

등방성Isotropy

박진희 Jinhee Park 개인전

 

제목: 등방성(Isotropy)- 박진희(Jinhee Park) 개인전(세운, 예술가의 실험실 part7)

일시: 2018년 10월 15일 - 10월 27일 (을지 서편제 행사와 함께 진행됩니다. )

클로징 이벤트 : 2018년10월 27일 토요일 오후 3시-6시

장소: 스페이스바(세운 메이커스 큐브 서201)

주최: 스페이스바, 10AAA

거침없이 흐르는 존재, ‘시간’

 

재깍재깍, 지금 이 순간에도 시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우리는 시침과 분침이 지나간 눈금의 수만큼 ‘시간이 흘렀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본 것은 인간이 임의로 나눈 간격일 뿐, ‘시간’을 본 것은 아니다. 그림자의 움직임, 나무의 나이테, 비행운의 길이 등 다양한 조건과 흔적에서 시간의 존재를 느낄 수 있지만, 어떤 것도 ‘시간’ 그 자체는 아니다. ‘시간’이 도대체 누구냐고 묻는다면, 제 갈 길로 그저 흘러가는 존재라고 밖에 답할 수 없다.

대상을 관찰하는 방향이 바뀌어도 성질이 변하지 않는 것을 ‘등방성(Isotropy)’이라고 한다.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 ‘시간’을 관찰해도, 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흐른다는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 이번 전시를 채운 박진희 작가의 <등방성>은 그런 시간의 본질을 다룬다. 이는 그가 계속 이야기해 온 ‘시간의 자질’ 중 하나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드러낼 수 있고, 그래서 우리가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 즉 ‘시간이 될 수 있는 조건’을 ‘시간의 자질’이라 부른다.

수직추와 수평계로 재고 나눈 전시장은 재깍재깍 돌아가는 키친 타이머 소리로 가득하다. 인간이 구획한 도시와 건물, 그 무의미한 공간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흐르는 시간의 목소리다. 한 시간마다 울리는 알람으로 ‘시간의 순환성’을 가끔 확인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시간을 고정시킬 수 없다. 불안한 인간은 시간을 가시화하고 고정시키기 위해 시계의 눈금이나 시간표의 칸을 나누며 애쓰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그 시간을 채우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뿐이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의 통제는 우리의 몫이 아니다.

<등방성>은 시간을 가시화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가시화해서 보여주는 역설적인 작품이다. 이 역설은 결국 어떻게 쪼개고 가르고 붙여도 달라지지 않은 채, 제 알아서 흐르는 ‘시간’의 거침없는 성격을 드러낸다. 작가가 말하는 시간의 자질, ‘등방성’이다. -김지연-

세운상가 메이커스 큐브 2층 <스페이스바>에서는 ‘등방성Isotropy–박진희 Jinhee Park 개인전(세운, 예술가의 실험실 part7)’을 통해 영국과 한국에서 10년간 진행해 온 연구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하였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개념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해온 박진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으로 만들어진 <스페이스바>의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공간의 등방성, 시간의 이방성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한 ‘등방성’은 철학적인 의미에서는 ‘공간이 방향에 따라 다르지 아니하고 같은 성질’을 의미하며 물리학적인 의미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이 방향이 바뀌어도 일정한 성질’을 의미하고 있다. 작가는 “제가 생각하는 공간과 시간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공간은 등방적이고 시간은 이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입니다. 공간이 이미 나누어져 있지만, 그 공간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그냥 ‘공간'일 뿐이었다고 봅니다. 도시를 만들고 길을 내어 도시를 만드는 모든 것이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쓰고 있다고 봅니다.-작가 인터뷰 중” 이는 멀게는 아무것도 생성되기 전의 우주까지도 생각해 보게 하는 작가의 상상이었다. 이 공간의 가장 가까운 과거를 현재의 전시장에 구현하는 시도를 스페이스바에서 실현하였다.

 

도시재생 공간에서의 보이지 않는 건축 과정 재현

작가가 사용한 도구인 수평 자와 레이저는 새로운 공간을 구성 하기 위해서 쓰이는 도구이다. 이 전시 공간이 건축되기 위해 사용되었을 도구들을 전시공간에 배치 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시간 교차를 만들어 낸다. 작가는 세운상가의 <스페이스바> 공간에서 건축에 수평을 재는 도구인 수평자, 레이저를 이용한 빛을 통하여 길이와 수직의 빛 선을 관객에서 공간을 재인식하도록 한다. 검은 큐브 공간은 붉은색, 푸른색 레이저 빛으로 빛이 시작되는 곳에서 반대편으로 이르는 지점까지 관객이 공간을 인지하도록 시선을 이끌고 있다. 작가는 스페이스바 공간의 여러 곳에서 레이저 수평계와 수직 추 등을 이용하여 이 공간이 어떻게 구획이 이루어져 있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설치된 ‘등방성’ 설치 작품은 새로운 공간에 설치 될 때마다 새로운 형식으로 공간을 구성하게 된다.

 

도시와 공간의 역사-한 공간에서 흐르는 시간

전시가 열리고 있는 바로 이 곳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구현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를 작가는 고민했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흐르는 시간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려고 생각을 발전시키다가 오히려 소리를 통한 청각적으로 표현하기로 하여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타이머’로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전시장을 메우도록 하였다. 이전 영국에서 전시했던 사진과 설치 작업에서도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담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을 나무 껍질을 컴퓨터 작업으로 이어서 현재에는 존재 할 수 없지만 시각적 움직임을 작품에 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만난 작품은 ‘그때’와 ‘지금’ 시각적으로 다르지만 분명 <스페이스바> 전시를 보며 10년 전의 작가의 설치와 사진 작품이 오버랩되면서 눈앞에 그려졌다. 10년 후를 그리고 그 이후를 계속 기대하게 되는 순간이다.

-송요비(Director 10AAA/ 스페이스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