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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테스트_의자가 없다

(Reality Test_ There is no Chair)

​신기운 (Shin Kiwoun)

전시명 : 리얼리티 테스트_의자가 없다 Reality Test_There is no Chair
전시기간 : 2022.5.11.-7.10
전시장소 :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4 Exhibition Hall
봉산문화회관 41958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t. 053 661 3500 f. 053 661 3509 www.bongsanart.org 
관람시간: 10:00 ~ 18:00 (월요일 전시없음)

기타: 재즈피아니스트 고희안 Live 퍼포먼스

2022. 5. 11(수) 17:00 가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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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공작소Ⅱ『신기운』展

신기운 작가의 ‘리얼리티 테스트-의자는 없다展’은 “지금 공간이 가상현실인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인지 구분하기 어렵지 않은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에 이미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가상의 세계는 기술의 진보로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 인간의 시각적 인지를 눈으로 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은 학습이나 경험을 통한 뇌의 구조적 파악으로 인지됨으로 그 틈을 파고든 시각적 환경만 조성하게 되면 현실이 되어버린다. 신기운 작가는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대사 "There is no spoon"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내가 보고 있는 자신은 실존하지 않으며 프로그래밍된 가상의 실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쉽게 믿기는 힘들다.”라는 것이다. 결국 뇌의 반응이나 믿음으로 결정되는 것이지만 가상이 실제보다 더 실제같이 존재하게 되면 명백한 가상현실임이 눈앞에 보여도 그것을 그대로 인지하게 되는 모순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의 세계와 3차원 가상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메타버스(Metaverse)’를 미술의 영역으로 다시 접근하면 가상의 환경이 존재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적 가치의 작품을 가상공간 속에 창출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예술적 향유 방법이 관람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크리에이티브(creative) 적 접근의 실현은 기존 예술의 영역이 확장되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며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임은 분명하다. 더욱이 최근 게임엔진(Game Engine)이란 그래픽 엔진, 물리엔진, 사운드 엔진, 인공지능, 시나리오, 애니메이션 등을 모두 모아둔 ‘게임 개발용 도구 상자’의 기술적 접목은 실제 존재하는 이미지의 편집을 넘어서 작가의 상상력을 무제한 발휘하며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예술 생태계에 큰 변화를 안겨 주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기운 작가의 ‘리얼리티 테스트’작업 시리즈가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이다. 2010년부터 ‘감각’에 대한 의문을 시리즈로 발표하며 공간 속 존재와 비존재의 의미를 생성과 소멸하는 세계관 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담아내는 다양한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억 속에 존재했던 환경이지만 실체가 없으며 존재했었지만 모호했던 이미지를 가상공간에서 게임엔진의 기술을 사용하여 작가의 상상 속 심리적 공간으로 새롭게 되살리는 작업을 선보인 점이 특이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덩그러니 중심에 배치된 의자와 체험할 수 있는 오큘러스, 모니터 등의 영상미디어 기계가 존재할 뿐 실제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기계장치의 구동으로 전시가 구현될 뿐이며 전시장 벽면의 대형 영상작품도 VR 체험으로 보여주는 3차원 공간 모두가 가상이고 실체는 없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의자에 앉았지만, 바라보는 영상 속 의자는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의자이며 분명히 전시장에 존재자가 있지만, 작가가 만든 기억 속 세계인 가상공간으로 이동시킴으로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로 말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공감 장치로 피아니스트 고희안을 초청하여 작가의 가상영상을 보며 즉흥연주를 하는 퍼포먼스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선보인다. 이전 전시에서 실험하였던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의 작업의 연장선이지만 비대면이 아닌 대면 공연으로, 실존하는 영상이 아닌 가상의 영상으로 관객들이 ‘메타버스’에 대해 쉽고 친숙하며 몰입감 있도록 다가서려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녹취된 음악과 영상을 전시장에 구현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보여준다.

작가는 예술을 ‘감각적인 시각 자극을 통한 뇌속의 변화’로 정의하고 ‘시각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첨단 기술들 또한 다른 기술의 발전과정의 한 소절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결국 작가는 우리가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예술의 방식은 존재에 근거하며 시간성과 함께 존재성으로 바라보는 의식을 통해 변화해 가는 감각의 전이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