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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바(SpaceBA) 세운상가 메이커스큐브 서 201 

​세운, 예술가의 실험실

2021년 5월 22일 - 5월 28일

Layered

오원빈 (O Won Bin) 개인전

- 전시 개요

‘쌓다‘는 것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일차적인 의미로 무엇인가를 물리적으로 쌓아올려 보관하거나 적재해 놓는 ’축적(蓄積)’의 의미가 있다. 조금 친근하게 다가가자면 어릴 적 장난을 하다가 사고를 쳤을 때 처음에는 잔소리로 끝나지만 잔소리가 쌓이면 혼이 나는 ‘경고(警告)’의 의미가 있으며, 쓰지 않는 물건이나 필요 없는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보관하는 ‘미련(未練)’의 의미가 있다. 선행과 악행으로 업보가 쌓이는 ‘카르마(karma)’적 의미, 무엇인가를 꾸준히 노력하여 얻어내는 ‘성취(成就)’, 성취의 과정을 견뎌내는 ‘인내(忍耐)’등이 있다.

우리는 이런 행위들을 쌓는 것으로 행할 수 있고, 쌓는 방향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 인생에 크고 작은 방향들이 있고 위의 설명한 과정들을 쌓는 방향에 따라 조금 쌓이기도 하고, 많이 쌓이기도 하고, 카르마처럼 양방향의 성향으로도 쌓인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쌓느냐는 것과 더불어 어떻게 쌓느냐는 것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

본인의 작업은 3D프린터를 이용하여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거나, 인체의 일부를 만들거나, 변형된 형상을 만들기도 한다. 3D프린터는 출력되는 형상을 제일 밑 부분부터 천천히 그리면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한 층씩 그리면서 제일 끝 층까지 적층하는 특성 상 출력되는 과정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도 소요된다. 또한 출력 도중 출력물이 무너져 실패하는 경우가 많고, 출력 가능한 크기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원형을 출력 가능한 크기로 절단하여 안정적으로 적층 가능한 면을 바닥에 안착시켜 출력해야한다.

이런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주의점 외에 출력물의 강도와 출력 이후 도색을 위한 부분 분할, 출력물과 출력물 사이의 이음부 가공 등이 있다. 본인의 작품들 모두 위 과정을 거쳐 작업하였다. 작품 당 출력물 모든 부품의 출력 시간은 몇 주에서 몇 달까지도 걸렸다. 출력 중 본인은 작품의 완성 된 모습을 계속 해서 상상했으며, 출력된 일부 부품들을 보며 다음 단계의 계획을 세우면서 ‘인내(忍耐)’하였다. 이렇게 장시간에 걸쳐 출력하던 중 실패하여 버리는 부품이 생기기도 하고, 출력된 결과물이 계획된 의도와 다르기도 하였다. 때문에 출력되는 방향이 다르게 바닥면을 회전시키고, 절단하기도 하여 다시 출력하였다. 마침내 모든 출력을 완료할 수 있었고 결과물을 성취(成就)할 수 있었다.

본인은 인생에 있어서 적층되고 방향성이 중시되는 행위가 다른 많은 행동과 비유되고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특히 3D프린터와 굉장한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되었으며 완성 된 결과물만이 아니라 원형의 편집부터 3D프린터의 출력, 출력물의 가공과 도색까지의 모든 과정을 작품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3D프린터라는 것은 기호화 된 상품의 다량복제에 그치지 않고 나 자산의 방향성과 결정(結晶)의 일부라 할 수 있다.